이주노동자를 범죄자로 모는 언론 보도를 빌미로
폭력적 단속을 강화하는 법무부를 규탄한다!
-마석 성생공단에서 일어난 인간사냥 단속반의 폭력적 단속으로 골절, 의식불명 등 부상자 속출....
최근 들어 언론들에서 외국인 범죄의 심각성을 제기하는 보도들이 늘고 있다. 우려스럽게도 이런 보도가 MBC, 연합뉴스와 같은 메이저 주류 언론들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 보도들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위험한 ‘불법체류자’ 집단이라며 공격을 퍼붓는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AI도 이주노동자들 탓이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해대고 있다.
(☞ 이주노동자를 범죄 집단으로 매도하는 주장에 대한 반박은 4월 13일 자 이주노조 논평을 참조하시오)
이 보도들은 실제 현실을 과장하고 왜곡할 뿐만 아니라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강력한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이것은 단속을 강화하라는 주문이다.
법무부는 '2008년 법무부 업무계획'에서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 기획조사 활성화 및 입국심사강화 등으로 안정적인 외국인 체류질서 유지"를 내세우며 4월부터 6월까지 관계기관 합동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언론 보도 행태는 가뜩이나 강력한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표방한 법무부에게 매우 좋은 빌미를 제공해 주고 있다.
4월 들어 합동 단속이 시작된 듯하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단속이 극심하다. 특히 양주 살인 사건을 빌미로 경기 북부 지역에서 단속이 매우 강해졌다. 이 지역은 불법체류자 단속을 촉구하는 시위까지 벌어져 지역 이주노동자들이 숨죽이는 분위기다.
그리고 최근 들어 마석 성생공단에도 단속이 잦아졌다. 지난 2005년 10월 출입국 직원들의 폭력적 단속 장면을 보고 분개한 지역 주민들의 집단적인 항의에 부딪혀 단속한 이주노동자들 대부분을 모두 석방시켰고 지난 해까지도 이 지역에 단속반은 들어올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그러던 단속반이 최근에는 마석 성생공단에 들어와 공장과 집을 수색해 이주노동자들을 잡아들이고 있다.
오늘 아침인, 4월 16일 오전 8시 30분 경, 또 다시 출입국 단속반 직원들이 마석 성생공단에 들이 닥쳤다. 8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단속됐고, 3명이 단속반을 피하다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한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는 쫓아오는 단속반을 피해 건물 옥상까지 도망쳐 이웃 옥상으로 건너뛰려다 떨어져 허리, 다리 등에 큰 부상을 입어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다.
또 다른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도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슬레이트 지붕을 깨고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졌다. 출입국 단속반 직원들은 바닥에 떨어져 실신했지만 병원으로 후송조차 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고 한다. 이 노동자는 지금 의식 불명이라고 한다.
이 사건 직후 순식간에 200여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마석 샬롬의 집으로 모여들어 항의 집회를 열었다.
지금 이런 단속이 매일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단속은 모두 불법적 단속이다. 공장과 주거지에 영장도 없이 무단 진입하는 건 기본이다. 이런 단속이 불법이고 위법하다는 지적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엄정한 법 적용을 외쳐대는 법무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을 되풀이하며 폭력적 단속을 지속하고 있다.
정부와 언론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게 불법이라며 비난하고 공격한다. 그러나 인간사냥 단속을 일삼고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이 법무부와 단속반이 진정 불법을 자행하는 집단이다.
한국 땅에 있는 20만 명이 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 대부분은 평범한 노동자들일 뿐이다. 그것도 한국인들이 하지 않는 힘들고 위험한 작업장에서 온갖 궂은 일을 떠맡으면서도 권리를 부정당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일상적인 단속의 공포 때문에 집 근처 마트도 눈치를 보고 다녀야 하고, 아파도 병원을 찾기조차 어렵다. 이것이 지금 이주노동자들을 범죄 집단이라 떠들어 대는 언론과 정부가 외면하고 있는 진정한 현실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하루가 멀다하고 기업들과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쏟아내는 데 정신없다. 후안무치한 기업주들의 요구는 넙쭉 받아들이며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데 여념이 없는 정부다.
이 때문에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 반감을 다른 데로 돌리려고 엉뚱한 대상을 공격하고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주노동자 공격이 대표적이다.
그 동안도 우리 이주노동자들은 정부의 억압적이고 차별적 정책으로 충분하고도 넘치는 고통을 당해왔다. 이것으로 부족해 이주노동자들을 범죄자 집단으로 매도하고, 이것을 빌미로 폭력적 단속을 강화하는 비열한 짓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우리는 이런 부당한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면, 정부와 추악한 언론 보도 행태를 규탄하기 위해 한국 사회의 제 단체들과 강력한 연대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다.
2008. 4. 16.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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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이주노동자들에게 ‘범죄자’라는 굴레까지 덧씌우는 인종주의에 맞서야 한다.
최근 들어 언론들에서 외국인 범죄에 경종을 울리는 보도들이 심심찮게 나온다.
이 보도들은 특히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위험한 ‘불법체류자’ 집단이라며 공격을 퍼붓는다.
그러나 진실은 대부분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단속이 하도 심해 공장과 집을 오가는 것도 불안해하고 생필품을 사러 마트를 가거나 아파서 병원을 찾는 것도 어려운 현실에 있다는 것이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범죄율이 높고 이들이 위험한 집단이라는 주장은 완전히 거짓말이다.
법무부 통계를 근거로 쓰여진 「외국인의 불법체류와 외국인범죄」(형사정책연구 71호, 2007)라는 논문을 보면 몇 가지 시사적인 결과를 알 수 있다.
첫째, 미등록 체류자의 국적별 분포가 미등록 취업자의 분포와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서 이들 대부분이 범죄나 일삼는 사람들이 아니라 노동자들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둘째, 현재 범죄자 수 통계를 인구수 10만 명 당 범죄자 수로 환산해 계산해 보면, 중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들의 범죄자 수는 한국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미등록 체류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방글라데시, 타이, 필리핀, 인도네시아, 네팔은 선진국 국적의 외국인보다 범죄자 수가 훨씬 적다.
셋째, 이런 통계들은 미등록 체류자들 대부분이 자신의 신분적 불안정 때문에 문제가 될 법한 행동은 극히 꺼릴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들의 처지를 악용한 범죄의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된 피해 구제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최근 언론들의 보도는 이명박이 내뱉은 섬뜩한 말들과 연관이 있다. 이명박은 노동부와 법무부의 업무 보고 자리에서 '불법체류자'를 정확히 파악해 엄격한 기준을 세우라고 주문했고, 이주노조 설립 문제가 대법원에 계류돼 있는 것을 거론하며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일"이라며 "절대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불법체류자들이 활개를 치고 돌아다니게 해서는 안 된다”고 화답했다.
조만간 이주노동자 운동 단체, 특히 그 중에서도 이주노조와 같은 급진적 부위에 대한 공격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의 탄압에서 이주노동자들과 이주노동자 운동을 잘 방어하기 위해 민주노총을 비롯한 한국 노동자들의 연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그리고 경제위기의 심화 때문에 우리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인종주의적 마녀 사냥에 맞서 이주노동자들을 방어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핵심 국정 과제로 '법 질서 확립'을 내세우는 배경에도 경제위기가 자아낼 대중적 저항과 불만을 겨냥하고 있다. 이럴 때 인구 중 소수인 외국인들,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계 외국인들을 마녀사냥해 한국인들이 적대시하도록 만드는 것은 지배자들에게 구미에 당기는 일이다. 실업, 빈곤, 범죄와 같은 해결하기 어려운 골치 아픈 문제들에 이보다 좋은 책임 전가 대상은 없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노동자들의 저항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분열을 획책하는 것이다.
이것을 저지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의 반동에 맞선 투쟁의 일부로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전체 이주자 방어 문제도 중요한 사안으로 결합해야 한다.
2008. 4. 13.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