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페란토협회 게시판에 올라온 윤코의 글을 퍼온것
♬♪♪ Bonan Tagon ♬♪♪ . 어릴 적, 시골 마당에서 어미 닭 뒤를 올망졸망 따라 다니며 먹이를 찾고 있는 병아리가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지금 도시에 살면서도 그 때의 추억이 그립다. 그래서 학교 앞에서 500원에 파는 병아리들이 불쌍해서 몇 마리 사다 키워 보기도 하였다. 어느 날 김해 어느 시골 마을을 지나는데 어미 닭이 병아리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그 집 주인에게 부탁하여 유정 란을 몇 개 구하여 집에서 직접 병아리를 부화시켜 보았다. 아이스박스로 집을 만들고 자그마한 꼬마전구를 연결하여 온도를 맞추고 물그릇으로 습도를 맞추며, 매 3시간마다 어미 닭이 하는 것처럼 계란을 돌려주기를 21일, 드디어 병아리가 부화 되기 시작하였다. 계란 껍질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나서, 거의 10시간을 밤새도록 한 숨 잠 못 자고 지켜보며 새 생명의 탄생을 지켜보았고, 그렇게 막 깨어난 5마리 병아리는 나를 어미로 알았다. 일터(직장)에서 서둘러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 병아리들을 데리고 온천천으로 가 먹이를 잡아 주고 온갖 정성을 다해 키웠다. 온천천에 산책 나온 사람들의 내 뒤를 따라다니며 커는 병아리들을 바라보며 신기해했다. 어쩜 그렇게 사람을 잘 따르는 병아리냐고. 그럴 수밖에 그네들은 태어나 처음 본 대상을 어미로 여기는 '각인'이라는 습성이 있어, 나를 정말 자기 어미로 여기며 자랐다. 온천천 주변을 먹이 찾아다니다 가도 정확히 매일 1분씩 앞당기는 시간에 나에게 와 집에 가자고 졸랐다. 그래서 그 병아리들을 통해 하지를 지나서는 해 길이, 즉 낮의 길이가 정확히 1분씩 짧아짐을 알았다. 하늘에 다른 철새들이나 비둘기들이 날아갈 때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다가도 독수리라도 날아가면 본능적으로 놀래 숨기도 하였다. . 그런 추억을 가진 나는 요즘 조류 바이러스로 인한 닭, 오리 등의 가금류의 '살 처분'이라는 용어를 끔찍하게 생각한다. 오직 인간의 시각으로 그 생명들을 산채로 무참히 땅에 묻어버리는 그 잔인함....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조류 독감으로 인해 죽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수많은 닭, 오리들은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있다. . 자연계에서 볼 때, 어떤 한 생물이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아 병들어 죽을 수 있고, 전염병을 퍼뜨릴 수 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더라도 꼭 일부 개체들은 그 바이러스에 대항하여 면역성을 갖추고 살아남아, 그 종의 생명력을 유지시켜 가게 마련이다. 그러한 예는 우리 인류에게도 있었다. 14세기 유럽을 휩쓴 흑사병으로 당시 유럽 인구의 1/3이나 죽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제 흑사병에 대해 면역 체계를 갖추고 있어, 좀 더 발전/진화된 모습으로 이 지구상에 살아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는 아니겠지만... . 이 땅에 살고 있는 수십만 수백만의 닭, 오리들을 몽땅 땅 속에 파묻어 버리는 것이 조류 독감의 진정한 해결 방법일까. 나는 그 분야에 전문가가 아니라서 모르지만, 좀 더 나은 해결 방법이 없을까. 과거 우리가 생물의 한 종을 인간의 잣대로만 판단하여 죽이고 살리는 권한이 과연 있을까. 파묻히기 직전에 자루 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사진 속의 그 닭은 자기 운명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며 인간을 바라볼까. . 이번에 중국에서 발생한 대지진은 분명 지각 이동에 의해 발생하는 자연의 한 현상에 불구하지만, 만약 그것이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신이 인간에게 내리는 형벌이라면, 그것에 대비하여 그냥 땅속에 파묻히는 그 생명체들에게 인간이 내리는 형벌과 무엇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아무도 관심을 가지는 것 같지 않는 그 죽임을 당하고 있는 생명체들을 바라보며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Junko (^↓^) |





















